브로콜리 프로젝트라면 믿고 기부할 수 있어요.
작년 말 국내 한 사회복지법인의 비리 사건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한 적이 있다. 국민의 마음으로 모은 성금을 유흥비로 사용하는 등 기부 목적과 다르게 성금을 집행하여 기부자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었다. 실제로 사람들이 기부를 꺼리는 이유 중 하나는 ‘내 기부금이 얼마나 제대로 쓰이는지 알 수 없어서’이다. 기부금이 올바른 곳에 사용되는지 뿐만 아니라, 금액이 필요한 사람에게 효율적으로 전달되는지 까지 알 수 없는 것이 기부의 맹점이다. 그런데 남아프리카공화국에는 이런 문제를 정보기술을 사용하여 해결한 사회적 기업이 있다.
브로콜리 프로젝트는 2008년 개발자 마크(Marc-Anthony Zimmerman)와 사회적 기업가 찰스(Charles Maisel)가 설립한 사회적 기업이다. 브로콜리 프로젝트의 주요한 목표는 기부의 대상이 되는 사람들이 스스로에게 유익한 행동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과 기관이나 기업의 기부금이 성공적으로 사용되고 있는지 모니터링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이 사회적 기업은 기부금의 사용을 모니터하고 그 성과를 측정하는 특화된 시스템을 개발했다.
브로콜리 프로젝트는 World Bank와 Conditional Cash Transfer system이 후원하는 Conditional Aid system에 대한 연구에서 시작되었다. Desmond Tutu Foundation과 the Men on the Side of the Road project와 함께 진행된 첫 프로젝트의 목표는 수 천명의 사람들이 HIV 검사를 받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들은 실패한 캠페인의 사례를 통해 가난한 사람들은 스스로가 병에 걸렸는지 아는 것 보다 당장 먹을 음식을 구하는 것이 더 중요한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식품교환권’ 시스템이 만들어졌다. 빵, 우유, 옥수수 요리, 야채와 같은 주요한 재료들을 큰 소매상에게 교환할 수 있는 식품 교환권은 단지 현금을 기부하는 것 보다 더 큰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모니터링, 식품교환권 크게 두 가지 시스템을 바탕으로 Desmond Tutu Foundation는 의료검진을 제공했다. Men on the Side of the Road는 West Cape의 가난한 사람 4500명을 모아왔고, 브로콜리 프로젝트는 모니터링 시스템과 식품교환권 시스템을 제공했다. 이 시스템은 개인을 인식하는 방법으로 지문 검식을 사용하였는데, 이는 개인이 검사를 받았다는 사실과 그들에 대한 의료 정보를 저장하는데 사용되었다. 이 프로젝트가 진행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Pick n Pay outlets가 후원한 식품교환권을 사람들이 모두 사용하였고,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람들이 음식을 받아갔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브로콜리 프로젝트의 시스템은 집중적이고 지속적인 HIV 환자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발전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5명의 상주직원이 근무하는 브로콜리 프로젝트는 2009년 개최된 ‘기업가 정신경진 대회(바르셀로나)’에서 2위를 수상하였다. 특히 이 대회에서 그들은 세계에서 가장 사회적 가치가 높은 사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러한 시스템을 판매하여 그들은 연간 2백만 란드의 매출을 올렸다. 최근에는 교육 관련 비영리기구 MIET Africa와 계약을 맺었는데, 이 계약에서 브로콜리 프로젝트의 서비스는 지역의 14학교의 9,10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HIV상태를 측정하고 교육활동에 대한 동기를 유발하고 삶을 살아가는 기술을 가르치는데 사용된다. 이처럼 브로콜리 프로젝트의 시스템은 다양한 교육 과정, 직업 훈련, 의료 검진 등 사회적 가치를 증대시키는 활동에 적용할 수 있다. 하지만 식품교환권과 같은 동기 부여모델을 다른 사례에 적용하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그것을 발행하고 추적하여 회수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브로콜리 프로젝트는 투자를 바탕으로 이 부분의 기술을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이 사회적 기업은 유한회사 ‘브로콜리 프로젝트 테크놀로지’와 이 회사 지분의 26%를 차지하는 비영리단체인 ‘브로콜리 프로젝트 신탁’이 혼합된 형태를 갖는다. 테크놀로지는 기술을 개발하고 판매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식품교환권과 같은 동기부여 정책, 기부성 사업은 신탁이 주도한다. 이런 이원적인 조직 구조는 처음부터 계획된 것인데, 특정한 기술을 개발해야 하는 이 프로젝트가 초기에 대규모 자본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나머지 74%의 지분은 CEO와 다른 임원들이 보유한다. 아직 사업이 초창기이기 때문에 배당금은 발행되지 않았다.
순탄해 보이기만 하는 브로콜리 프로젝트의 사업에도 어려운 점은 많았다. 그들이 가장 힘들었던 점은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것이었다. 그들은 가난한 사람들이 어떤 행동을 하도록 유도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CCT(직업훈련 등 일정한 조건을 충족시킨 사람들에게만 기부를 진행하는 프로그램)를 통해 가난한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는 것을 반대했다. 하지만 이 시스템이 다양한 시장에서 작동 가능하다는 장점과 효과에 대한 사회적 기업가들의 확신으로 현재 더 많은, 다양한 단체가 그들의 활동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브로콜리 프로젝트의 지향점에 더 힘을 실어주며 반대하는 사람들을 설득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이러한 어려움을 겪으면서 브로콜리 프로젝트는 몇 가지 중요한 깨달음을 얻었다. 먼저 브로콜리 프로젝트에 대한 이해관계자들의 반응에서처럼 새로운 아이디어는 엄청난 저항을 맞기 마련이다. 따라서 그들의 아이디어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하며, 예상되는 효과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그들의 사업이 지속적으로 상품성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을 제시하여야 하며, 세상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하나의 영역에서 지속 가능한 효과를 줄 수 있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하나의 프로젝트에서 시작하여 다양한 방면으로 발전하고 있는 브로콜리 프로젝트는 그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날마다 노력하고 있으며 전 국가적인 시스템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한 그들이 제공하는 교환권이 더 넓은 범위의 활동을 위해 다른 분야에서도 현실성을 제시할 수 있는지 끊임없는 연구가 지속되고 있다. 동시에 그들은 기술의 적용 영역을 넓힐 새로운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있다.
기부자와 수혜자 모두에게 더 효과적인 방법을 제시하는 그들의 시스템은 사람들에게 더 많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브로콜리 프로젝트가 보여주는 비전과 그것을 현실화하는 시스템은 더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을 것이고 또 기업적으로도 성공한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래의 홈페이지와 페이스북에서 그들이 최근 진행중인 더 많은 프로젝트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홈페이지 http://www.broccoliproject.org
페이스북 http://www.facebook.com/pages/The-Broccoli-Project
Marc-Anthony Zimmerman
T 021-403-1901 / E maz@broccoliproject.org
사진출처: http://www.broccoliproject.org
번역: 김결(브리지 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