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
사회적기업사례연구
SHAWCO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수도 케이프타운에는 7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의료봉사동아리 SHAWCO(STUDENTS’ HEALTH AND WELFARE CENTRES ORGANISATION)가 있다. 역사가 오래된 이 조직에도 문제가 있었는데, 가장 심각한 것은 재정문제였다. 하지만 재정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SHAWCO는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고 혁신적인 조직으로 거듭났다. 의료봉사동아리가 어떻게 혁신적인 조직으로 거듭나게 되었을까?
1943년 케이프타운의 흑인사회는 의료적으로도 매우 낙후되어 있었다. 방학을 맞아 응급차 운전 아르바이트를 하던 케이프타운대학(UCT)에 다니던 Andrew Kinnear는 이러한 상황에 놀랐고, 친구들을 모아 무엇이라도 해보겠다고 마음먹었다. 그의 문제의식에 동의한 Groote Schuur Hospital의 Dr.Golda Selzer과 케이프타운 대학의 교수들이 다양한 도움을 주었고, 학생 주도로 지역 사회의 복지와 건강 문제를 해결하는 SHAWCO가 탄생했다.
UCT의 의대생들로 구성된 SHAWCO는 지역사회의 의료상태를 개선하며 좋은 평판을 얻었지만, 2004년에 Varkey Geroge가 CEO로 취임할 당시 조직 내부의 사정은 좋지 않았다. 재정은 당장 6개월의 활동도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취약했고, 직원들의 사기 또한 매우 낮았다. 그러나 그는 1년만에 R1,000,000 (한화 약 1억4천만원) 적자이던 조직을 구조조정도 없이 R290,000(한화 약 4000만원) 흑자로 돌려 놓았다. 그의 활약으로 SHAWCO는 5개의 센터에서 20개 이상의 의료, 교육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2000명의 학생이 활동하는 아프리카에서 손꼽히는 봉사 단체로 성장했다.
지금은 케이프 타운의 사회적 약자들에게 의료, 교육, 직업 훈련, 취업 서비스를 제공하는 SHAWCO는 초기에 UCT 의대 학생들이 지역사회에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평범한 의료봉사단체였다. 학생들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며 지역사회의 열악한 복지상황을 마주하였고, 그것을 개선할 필요를 느꼈다. 그들은 특히 급식 문제, 담요와 의류 배달, 노인과 장애인, 어린이들을 위한 프로그램 등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남아공이 정치적, 사회적으로 발전하고 있던 1997년 SHAWCO는 단순히 의료 서비스만 제공하는 그들의 역할을 사람들이 방법을 찾도록 하는 발전지향적인 모델로 초점을 옮겼다. 새로운 목표에 맞게 그들은 조직을 세 부서로 개편했다.
의료 부서는 지역 사회에 예방의 차원을 넘어서는 실질적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작은 진료실이 설치되어 있는 전문 차량을 운영하며 600명의 의대 학부생들은 전문 의사들의 감독 아래 5000여명의 환자를 돌본다. 그리고 이들에게는 의약품이 무상으로 제공된다.
교육 부서는 매년 1000명의 자원 봉사 학생이 활동하는 방과후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800명의 학생을 가르친다. SHAWCO는 또한 12학년(우리나라의 고3) 학생을 대학으로 데려와 회계, 수학, 과학, 생물학, 영어 등의 전문 교육을 받게 한다. 카엘스타, 마넨버그, 니얀가, 켄싱턴에서 1200명의 학생을 가르쳤다.
SHAWCO의 프로그램 중에 가장 혁신적인 것은 바로 “사회적 기업가 과정”이다. 4년 째 운영되고 있는 6개월 단위의 프로그램은 청년 실업자들에게 어떻게 혁신적인 방법으로 커뮤니티의 사회적 필요를 해결하는지를 중점적으로 교육한다. UCT 경영학부 학생들이 이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청년들과 함께 사업을 진행한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Nyang에서 동네 관광 사업이 시작되었고, Manenberg에는 인터넷 카페가 생겼다. SHAWCO의 “사회적 기업가 과정”은 지역사회와 개인의 경제적 자율성을 강화하고 있으며 120명의 취약지역의 자녀들이 훈련 받아 8개의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2000명의 학생이 모든 프로젝트에서 자원봉사로 활동하고 있다.
세 부서를 기반으로 SHAWCO는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며 그들의 재정건전성을 확보한다. 그들은 주로 케이프타운의 개인, 지역사회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종종 국제학교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기도 한다. 그들 재정의 53%는 그들의 경제활동에서 발생한다. 나머지는 기업 후원, 동문들의 지원 그리고 학생들의 기부로 이루어진다. 특히, 매년 진행되는 RAG Festival에서 백만 란드(한화 약 1억4천만원)의 기부금을 확보한다. SHAWCO의 경제활동은 주로 이동의료차량서비스와 국제적인 사회적 기업과 정신 교육, 자원봉사 프로그램인데, 그 구성은 다음과 같다.
1. SHAWCO 지역 운송 시스템
그들 소유의 사용하지 않는 자동차를 운수회사에 판매하였고, 운수회사는 UCT학생들이 지역 활동을 나갈 때 교통편을 무료로 제공했다. 이 업체는 6개월만에 30명의 직원을 거느린, 수익 R300,000(한화 약 4천만원)의 회사로 거듭났다. 이 수익은 모두 SHAWCO로 돌아온다.
2. SHAWCO INTERNATIONAL.
UCT 학생들의 지역활동은 학기 중에만 진행되기 때문에, 방학 동안 지역에는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다. Varkey는 틈새에서 새로운 기회를 발견했고, 외국 학생들이 그 기간 동안 지역활동에 참가하여 경험을 쌓는 기회를 만들었다. 외국 학생들은 가치 있는 경험을 하게 되었고, SHAWCO는 1년 내도록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2004년에 시작된 이 과정은 26개의 해외 대학과 협정을 맺었으며, R2.5백만(35억원)의 수익을 거두었다.
3. RAGS TO RICHES
SHAWCO는 UCT의 모든 학생들에 옷 네 벌을 기부할 것을 요구했다! 이 옷들은 지역의 여성들에게 R10에 팔렸고, 그녀들은 유통업자들에게 이 옷을 다시 판매했다. SHAWCO는 이 활동으로 R50,000(700만원)를 벌었는데, 이 프로그램으로 인한 수익은 점차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4. 학비를 내지 못하는 친구들을 위해 형편이 되는 친구들이 조금씩 더 내는 학비로 장학금을 마련하는데, 이것 또한 그들의 수입에 포함된다.
Varkey가 마주했던 재정 문제는 다양한 수익처를 확보하는 지속적인 전략으로 해결되었다. 비영리기업의 형태를 띤 그들의 영업이익률은 53%에 달한다. 학생들이 직접 프로그램을 기획, 추진하는 SHAWCO는 새로운 학생들을 끌어들이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그들의 활동은 주변의 대학들로도 확장되고 있다. SHAWCO의 이사회는 항상 2/3이 학생으로 구성된다. Varkey와 직원들이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적절히 배분하는 역할을 맡는다. 엄청난 자원봉사 욕구, 지적이고 물적인 자산들, 그리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을 찾고 그 해결책을 찾아내는 능력이 그들의 활동을 지속하는 원동력이다.
재정 문제도 해결되고, 사회적인 효과도 많이 창출하게 되면서 다양한 리더십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것이 새로운 문제로 대두했다. 주로 감정과 감성에 기반한 리더십과, 조직, 체계 등에 기반한 리더십이 갈등을 형성했다. 시행착오와 수 차례의 회의 끝에 그들은 어떠한 상황에도 타협하지 말아야 할 원칙을 세우게 되었다. 그 원칙이 전문성, 연민, 그리고 협동이다
다양한 시도를 통해 SHAWCO는 몇 가지 교훈을 얻었다. 사회적 기업가 정신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재원, 사회적 문제, 관심 등을 확보할 수 있는지, 소속된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는 활동인지, 그리고 재정적인 부분과 관리적인 측면에서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또한 그들의 두 문제에서 얻은 경험에서 그들은 하나의 재원에 종속되지 않는 다양한 펀드레이징 전략을 수립해야 함을 깨달았고, 비영리 구조에 걸 맞는 리더십을 개발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이러한 원칙을 바탕으로 실행되고 있는 SHAWCO의 다양한 사회적 프로그램은 그들에게 경제적 이득을 줄 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와 사람들에게도 큰 도움이 되고 있으며, 가치를 지속적으로 재창출한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영어와 아프리간스어 등 11개의 언어가 사용된다. 당연히 사용하는 언어로 인한 문제가 발생한다. 지방에서 공부하고 처음으로 수도인 UTC로 진학한 자넬리도 예외는 아니었다. 모든 과목이 영어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갑작스런 언어적 장벽은 그녀의 학과 과정과 교우관계를 힘들게 했다. 그녀의 동네에서 UCT로 진학한 것은 자넬리가 유일했기 때문에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특히 어려웠다. 수업의 진도는 너무 빨라서 가뜩이나 알아듣지 못하는 자넬리에게는 따라가기 벅찼고, 학습 도우미들에게서는 중요한 정보를 전달받지도 못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을 만나는 시간 조차 없었다. 자넬리는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도전을 결정했는데, 그것이 바로 SHAWCO에 지원하는 것이었다. SHAWCO를 통해 자넬리는 수학과 영어 교습을 받을 수 있었으며, 지금과 같이 자신감 넘치는 성격을 되찾을 수 있게 되었다. 자넬리는 이제 SHAWCO에서 받은 것을 돌려주기 위해 토요 방과후 수업에서 아이들을 가르친다. SHAWCO를 통해 그녀는 자신의 배경이 자신의 발전을 가로막아서는 안되며, 그것을 이겨내는 방법을 배웠다.
사람들은 사회적 기업을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기업이라고 말한다. SHAWCO 역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조직에서 출발하여 이제는 사람들에게 더 나은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치는 비영리 조직이 되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그런 역할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SHAWCO 스스로도 “물고기를 잡는 법”을 터득했다는 점이다. SHAWCO는 이제 재정 자립도와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추어 기부금에 의존하지 않고 활동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목표를 위해 그들은 현실적으로 지속가능하지 못한 프로젝트는 시작하지 않는다. 교육 부서에서 그들의 목표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최고의 방과후학교 과정을 진행하는 것이며, 의료 부서는 앞으로 5년 동안 그들이 돌보는 사람을 5천 명에서 1만명으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들이 당장 만들어낸 사회적 가치에 만족하지 않고, 더 크고 혁신적인 파급을 위해 스스로를 발전하며 사람들에게 혁신을 이야기하는 SHAWCO야 말로 진정한 사회적 기업가 정신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본 사회적기업 사례연구는 요기 남비아(Yogi Nambiar)가 작성하였으며, 아프리카사회적기업네트워크(ASEN), 주남아공벨기에플란더스대사관, 요하네스버그대학교와 함께 국제노동기구가 제작하였습니다.
원본출처: International Labour Organization
번역: 김결 (브리지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