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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사회적기업 열린포럼 제13차_2009/4/13


주제발표 1: 가보지 않은 미래를 다녀오다
(박영숙 - 유엔미래포럼 한국 대표)










미래사회는 사회적기업에게 위기가 될 것인가, 기회가 될 것인가?


“어떻게 변할 것인지, 언제 변할 것인지를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지구상에 절대 불변의 것은 없기 때문이다”

지난 4월 13일, 강원도민회관 강당에서 휴식시간도 없이 세 시간을 숨가쁘게 내달린 유엔미래포럼 박영숙 대표의 특강이 있었다. 오랜 기간동안 주한 영국대사관과 주한 호주대사관에서 공보관과 수석보좌관을 지내온 박영숙 대표는, 한국의 대표적인 미래학자 중 한 사람이며, 그에 어울리게 오래 전 저출산 문제를 내다보고 이에 대비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이미 15년 전부터 수양부모협회를 운영해오고 있으며 최근 다문화싱글맘협회를 설립하기도 하였다.

<변하는 미래, 새로운 산업 그리고 사회적기업>이라는 주제의 특강으로 진행된 이번 열린포럼에서, 박영숙 대표는 변화하는 미래가 사회적기업에 유리한 조건이 될 것임을 강조하였다.



박영숙 대표는 미래사회 메가트렌드로 다음과 같이 A부터 H까지의 8가지를 꼽았다.

Ageing - 저출산 고령화

Blending - 혼합, 통합

Climate Change - 기후변화

Development of Sience & technology - 과학기술발전

Education - 교육 : unlearn, relearn

Female - 여성성 강화

Globality - 국제화

Home Alone - 싱글 1인 가구 35%

 
사실 위의 여덟가지 단어 중 우리가 전혀 들어보지 못했던 것은 없다. 이미 진행되고 있는 현상들이며 이 중 대부분은 각종 미디어를 통해 그 결과가 어찌될 것인지도 빈번히 소개되었다.

그러나, 기존에 우리가 접했던 정보들과 박대표가 던져준 미래 예측에는 다른 점이 있었다. 짧게는 10년 단위, 길게는 40년 단위로 이러한 변화들이 어떻게 진행이 될 것인지, 거대한 변화의 흐름을 눈에 보이는 사례들로 짚어주었다는 것이다.



이어 박영숙 대표는 여덟가지 메가트랜드로 인해 나타나는 산업구조 및 직종의 변화로 이야기를 옮겨갔다. 박대표에 의하면, 지난 2005년 세계미래회에서 가까운 10년 후, 즉 2015년에 핵심이 되는 산업으로 다음의 일곱가지를 꼽았다고 한다.

1위 바이오기술, 나노기술, 인지공학

2위 솔라산업(풍력, 조력, 태양열 등 에너지 분야)

3위 GPS 및 감시공학, 두뇌공학

4위 노인의료사업(노인학, 간호학, 시니어산업, 노인공동체, 대체장기생산산업)

5위 교육, 인력공급업, 개인인력매니저(개인정보 관리하며 홍보, 개인지적자산보호 등)

6위 가상현실 네트워커(인구 절반 가상현실에서 구직, 오픈소스 조력자 찾아 공동프로젝트 추진 등)

7위 신사회과학 : 심리학, Human Resource

세계미래회에서 이러한 전망을 내어 놓은지 3년이 지난 지금, 예측이 크게 빗나가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박영숙 대표는 이러한 일곱가지 분야를 소개함과 더불어 초고속망이 보급될수록 개인이 정보를 접하는 채널이 다양해지므로 정치세력과 국가에 대한 지지도가 낮아지면서 그 역할이 축소 혹은 소멸되는 동시에, 이들이 담당했던 사회보호와 사회서비스 제공의 역할을 수많은 시민사회단체가 대체하게 된다고 하였다. 이러한 과정에서 많은 NPO 단체들이 기업화되는 현상이 활발히 발생하게 되고, 국가의 소멸과 유사한 과정으로 기업 역시 1인의 경영자에게 기업이 소유되지 않고 직원이 회사를 소유하며 경영진을 투표로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하였다.

미래형 기업에 대한 대목에서는 그 특징을 작은 기업과 큰 네트워크, 협회ㆍ조합ㆍNGO의 기업화, 정규직원 채용 대신 프로젝트당 인력 채용 형태로 변화됨을 예고하였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기업의 목적은 수익보다는 사회기여가 더 중요하게 되며 기업 소속이나 직위가 아닌, 협회나 단체의 소속감이 인간의 정체성과 일자리 제공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하였다.

박영숙 대표는, 미래의 이러한 산업구조와 기업의 형태가 Double bottom line을 추구하는 사회적기업의 성격과 상당부분 닮아 있음을 강조하면서 사회적기업가들이 미래 사회의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주체가 될 수 있음을 역설하였다.


한국의 미래학자 박영숙 대표의 원칙은 ‘절대 불변의 없은 없다. 지식은 변하고 기록은 깨진다’ 이다. 이것이 바로 미래를 뚫어보는 눈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음을 말해주는 단적인 표현이 아닐까 한다. 특강 중에 미래예측이 기업의 흥망을 좌우한 예(필름의 대명사 코닥社가 몰락하게 된 원인은 디지털 카메라라는 미래 아이템을 예측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예는 얼마든지 있다.)를 볼 때 사회적기업가에게도 미래예측의 중요성에 예외가 될 수 없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어디까지나 예측이며 기술예측보다 사회예측이 불안정함을 감안할 때 박영숙 대표를 포함한 미래학자들의 전망들이 모두 맞을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미래예측을 통해 무언가 만들고 다듬어 가는 과정에서 또 다른 변수를 만들어낼 수도 있고 미래상이 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예측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아마도 그 옛날 누군가 예측했던, 당시엔 ‘말도 안되던’ 것들이 지금 현실이 된 사례들이 얼마든지 있으며, 우리가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 미래도 언젠가는 현실이 될 것이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이번 열세 번째 열린포럼은, 그런 의미에서 우리에게 새로운 환기를 주었다고 할 수 있겠다. 현재 시점에서 어떻게 수익을 낼 것인지, 그 수익을 통해 어떤 사회적 목적을 실현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것도 사회적기업가들의 가장 중요한 과제이나 이와 더불어 유엔미래포럼 박영숙 대표와 같은 미래학자들의 이야기들을 유심히 들여다 보는 일 또한 중요함을 새삼 느낀 시간이었다.